올해 국내 대기업들의 인수합병(M&A) 활동이 대폭 위축됐다.
1조원 이상 대형 거래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이 유일했다.
공격적인 M&A 확장전략을 펼쳤던 카카오, SK, 네이버 등은 글로벌 경제 불안과 내수 시장 침체로 올해 M&A 활동을 대폭 축소했다.

1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기업 361곳을 대상으로 2022년부터 올해 12월13일까지 M&A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M&A?투자 규모는 총 8조580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4조1297억원보다 39.3%(5조5489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M&A 건수도 87건에서 50건으로 42.5% 줄었다.
2022년(150건)과 비교하면 2년 새 3분의 1로 쪼그라든 수치다.

올해 1조원 이상 대형 M&A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이 유일했다.
대한항공은 관련 공시 4년 만에 아시아나항공 지분 63.88%를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총 인수금액은 1조8000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신주인수 대금 8000억원을 납입하며 최종 결합 승인을 받았다.

그다음으로 규모가 컸던 M&A 건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유식 해양 설비 전문업체 다이나맥 인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싱가포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다이나맥 지분 95.15%를 8207억원에 인수했다.
추후 잔여 지분 취득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E1은 평택에너지서비스를 5943억원에 인수했고 사조대림은 푸디스트 지분 99.86%를 2520억원에 매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인도 증권사 셰어칸을 5867억원에 인수했다.
이 외에도 오리온(5485억원), 신세계(4700억원), SK케미칼(3563억원), LIG넥스원(3329억원) 등도 M&A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M&A를 진행한 곳은 LS일렉트릭이었다.
KOC전기(592억원), 티라유텍(385억원), 한국이엔엠(108억원), 씨엑스솔루션(18억원), 엘펨스(2억원) 등 총 5곳을 인수했다.
이어 E1, 사조대림, SK케미칼, DB손해보험, LX인터내셔널, 티케이지태광 등 6곳이 각각 2건의 M&A를 진행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33곳이 올해 1건씩 M&A를 진행했다.

공격적 M&A를 통해 영토를 확장해왔던 카카오(2022년 15건·2023년 8건)는 테인스밸리 인수 1건에 그쳤다.
SK(2022년 7건·2023년 6건)와 네이버(2022년 6건·2023년 3건) 역시 눈에 띄는 M&A를 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인수가 완료되지 않았거나 취득 예정일이 미정인 거래는 제외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한온시스템 인수는 연내 유상증자 진행 후 취득 일정을 조율 중이다.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에이비엘생명보험 인수, 한화시스템·한화오션의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 등 굵직한 거래도 대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