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인공위성은 1957년 10월 발사된 ‘스푸트니크’ 호다. 그저 삐삐- 신호만 보내던 작은 물체 하나를 지구 궤도 위에 올려놓고 전 인류가 뛸 듯이 기뻐한 것이 불과 67년 전이다.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의 지구 밖 나들이 시간은 108분, 최초로 달에 도착했던 우주인 ‘닐 암스트롱’의 월면 선외활동 시간은 고작 2시간 남짓이었다. 우주는 그렇게 ‘한 번 건드려 본 것’ 만으로 의미를 찾던 경외의 존재였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우주는 이제 ‘도전’의 대상이 아닌, ‘개척’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주로 우주라는 지구 밖 공간을 이용해 ‘더 편리한 지구 환경’을 만들려고 했다. 예를 들어 인공위성 위치확인 시스템(GPS)이나 위성통신기술의 발전은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의 생활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인류의 우주진출’로 목표가 바뀐 듯하다. 초창기 우주로 나갈 수 있는 사람은 비행 경험이 풍부한 공군 조종사 출신이 주를 이뤘으며, 그렇지 못한 사람은 엄정한 자격시험을 거쳐 선발된 다음 다시 많은 훈련을 받아야만 했다. 지금까지 지구 밖으로 나가 본 사람은 700명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지금은 공공기관이 우주 관련 사업을 독점하지 않는다. 선택할 수 있는 상업 우주여행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영국의 ‘버진갤럭틱’과 미국의 ‘블루 오리진’ 등의 기업이다. 이 두 회사는 지구 밖으로 잠시 나갔다 들어오는 ‘준궤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밖에 미국의 대표적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도 상업적 우주여행 프로그램이 있다.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공공연하게 ‘인류의 화성진출이 목표’라고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페이스X가 개발한 우주선이 바로 ‘스타십’이다. 그 크기가 세계 최대 규모다. 총 길이 약 120m로, 40층 높이의 건물과 맞먹는다. 지난 10월 31일엔 이만한 우주선을 하늘로 쏘아 올렸다가 되돌아온 1단 로켓을 다시 회수하는 데 성공해 ‘압도적 기술력’을 선보였다. 이렇게 회수한 로켓에 다시 스타십 우주선을 연결한 후 연료만 채우면 또다시 약 100명의 사람을 우주로 내보낼 수 있다. 인류의 대량 우주 진출에 꼭 적합한 우주선이다.
이처럼 민간기업이 우주개발 주도하는 시대를 흔히 ‘뉴스페이스(NewSpace) 시대’라고 한다. 물론 뉴스페이스 시대는 아직 전 세계 어느 국가에도 온전히 오지 않았으며, 아직 정부와 민간이 함께 항공우주산업을 이끌고 있는 미드스페이스(MidSpace) 단계에서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시대에 민간기업과 과학기술계가 해야 할 일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민간기업은 사람들을 우주로 실어 나르는 운송사업, 우주에 기지를 짓고 운영하고 임대하는 부동산사업, 우주거주자들을 위한 다양한 제품의 생산·유통 사업 등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 경제적 이익이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학기술계는 우주를 더 깊이 관측하고 연구해 더 많은 지식을 더 공격적으로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 민간이 쉽게 손댈 수 없는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하는 일, 민간이 미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미지의 분야에까지 손을 뻗어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
인류의 우주 진출은 필연적으로 보여진다. 우리는 이 개척의 과정에서 더 풍요로운 생활환경과 경제적 성장을 얻어나가게 될 것이다. 인류는 지금까지 그렇게 발전해 왔다.
전승민 과학기술 전문 저술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