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국내 렌터카업체 1위인 롯데렌탈을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에 넘긴다. 매각 금액은 1조6000억원 수준이다.
롯데렌탈의 최대 주주인 호텔롯데는 6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롯데렌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어피니티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날 경영권 지분 매각을 위한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바인딩 MOU)를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지분 56.2%로 매각 금액은 약 1조6000억원이다. 이번 매각 협상에서 롯데렌탈의 회사 가치는 2조8000억원 규모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롯데 측과 일정 기간 독점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앞서 롯데는 지난 8월 비상경영체제 전환 이후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분석한 뒤 중장기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 정리에 나섰다. 이에 따라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매각 작업과 바이오·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투자를 통한 성장 등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롯데렌탈은 국내 렌터카업계 1위다. 연결기준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715억원과 2132억원이다. 롯데 측은 롯데렌탈이 우수한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으나 렌탈업의 성격이 그룹의 성장 전략과 맞지 않아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그룹의 4대 신성장 동력 주축 중 하나인 모빌리티 분야를 전기차 충전과 자율주행 등 기술 기반 사업을 중심으로 육성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어피너티는 올해 상반기 렌터카업계 2위 업체인 SK렌터카를 인수한 바 있다. 이번에 롯데렌탈을 인수하게 되면 1, 2위 렌터카 업체를 모두 보유해 시장 점유율 36.5%를 차지하게 된다.
롯데와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직원의 안정적인 고용보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로 합의했다. 어피니티는 롯데렌탈을 향후 3년간 SK렌터카와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며, 해당 기간에는 롯데 브랜드를 사용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은 롯데렌탈의 미래 경쟁력과 지속 성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수자를 선정했다"며 "롯데렌탈 구성원의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렌탈의 최대주주와 2대주주인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이번 매각자금 유입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매매대금을 차입금 상환과 글로벌 진출과 글로벌 브랜드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흥순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