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장비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연간 세계 반도체 장비 청구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EMI(옛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는 6일 올해 3분기 세계 반도체 장비 청구액이 303억8000만달러(약 43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 전 분기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아짓 마노차 SEMI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은 AI 확산에 힘입어 올 3분기 견고한 성장을 기록했다"며 "반도체 제조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여러 지역에서 반도체 장비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지역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투자 규모 측면에서는 중국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 반도체 장비 청구액은 반도체 장비를 구매하기 위해 각국 반도체 기업들이 장비 제조사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을 의미한다. SEMI 관계자는 "올해 연간 세계 반도체 장비 청구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미 지역 반도체 장비 청구액은 44억3000만달러(약 6조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7%, 전 분기 대비 85% 증가했다. 대만 역시 전 분기 대비 20% 증가하며 46억9000만달러(약 6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5% 성장했다.
중국 반도체 장비 청구액은 129억3000만달러(약 18조원)로, 여전히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 전 분기 대비 6% 증가했다.
한국은 전 분기와 동일한 45억2000만달러(약 6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7% 성장해 꾸준한 투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유럽과 일본은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유럽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10억5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 일본은 3% 감소한 17억4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를 기록하며 성장세가 둔화했다.
이번 발표는 SEMI와 일본 반도체 장비 협회(SEAJ)가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최서윤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