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 최우수 공과대학과 손잡고 배터리 및 전동화 분야 공동 연구 체계를 구축한다.

3일(현지시각) 현대차·기아는 인도공과대(IIT)와 함께 '현대 혁신센터' 공동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IIT는 1951년 설립된 인도 최고 수준의 공학 교육기관으로 인도 전역에 걸쳐 23개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공동 연구에는 ▲IIT 델리 ▲IIT 봄베이 ▲IIT 마드라스 등 3개 대학이 참여하기로 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들과 함께 현대 혁신센터를 설립, 2025년부터 5년간 약 1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와 전동화 관련 연구를 공동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소프트웨어와 수소연료전지 등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 혁신센터는 인도 현지에 특화된 산학 협력 모델이다.
기업 및 동문의 후원을 통해 운영되는 IIT 대학 내 전문 연구조직 혁신센터(CoE)'를 기반으로 한다.
현재 IIT델리에만 CoE 22개가 운영 중이다.

이번 협력은 단발성 기술 과제 중심으로 진행됐던 기존의 산학 방식과 다르다.
지속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현지 수요에 기반한 기술 혁신을 가속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를 통해 배터리·전동화 분야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또한 신진 교수진으로부터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를 공모받아 현지 시장에 특화된 기술 및 기능을 발굴하는 등 인도 내 미래 기술 핵심 연구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IIT 델리에 있는 인도 유일 전기차 연구기관 'CART'와도 긴밀히 협력, 인도의 전기차 보급 정책과 연계해 인도에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도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우리나라와 인도의 배터리 및 전동화 분야 전문가 간 기술 교류회를 정기 운영하고 특강 및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해 중장기 인재 양성에도 힘쓴다는 설명이다.

성낙섭 현대차·기아 연구개발기획조정실 전무는 "현대차·기아는 인도 학계와의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동반 성장하며 배터리·전동화 분야의 첨단 기술을 선도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같은 투자는 현대차 그룹의 장기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현대차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현지에 재투자한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인도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인도 현지 개발 완결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소형차 개발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등 인도 핵심 모빌리티 기업 위상을 다질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 10월 현대차 인도법인의 현지 증시 상장식에서 "협력과 동반성장의 정신에 기반해 현지화에 대한 헌신도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