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가 사업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두산밥캣 분할합병건을 논의할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의 지지 호소에 나섰다.
3일 두산에너빌리티는 박상현 대표 명의로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로부터 분리해 두산로보틱스에 편입하는 분할합병에 대한 2차 주주 서한을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박 대표는 "사전에 두 방안을 충분히 비교해 주주님들께 설명하지 못한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회사는 깊은 고민과 검토 끝에 이번 사업구조 개편이 두산밥캣 외부 매각방안에 비해 주주님들과 회사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다양한 사업 기회 확대를 위해 매년 최소 5000억~6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며 적기에 신속한 투자가 진행됐을 때 비로소 성장을 가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동 지역 중심 해외복합발전 프로젝트 급증과 국내복합화력 전환 프로젝트 증가, 빅테크 전력수요 증가로 인한 소형모듈원전(SMR) 및 가스터빈 발주 확대, 글로벌 원자력 발전소 건설 확대 기대 등 사업 기회를 강조했다. 적기에 신속히 투자를 진행해야만 사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이번 사업구조 개편에서 두산밥캣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매각 절차를 시작하게 되면 딜러나 직원들이 동요하게 돼 사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지분매각은 아주 긴박한 상황이 아니면 함부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두산밥캣의 경우 해외 사업장이 대부분이어서 매출 규모 등을 고려하면 10개국 이상(국내 및 EU 포함)에 기업결합신고가 필요한데 그 승인이 언제 완료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업황 다운사이클을 고려했을 때 매각 기간의 지연이나 매각의 성공 여부는 더욱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 중 유일하게 반대 권고 의견을 낸 ISS에 대해 반박하는 3차 주주 서한도 함께 올렸다. 앞서 국내에선 한국ESG기준원, 한국ESG연구소가 분할합병안에 대해 찬성 권고 의견을 냈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도 찬성 권고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박 대표는 ISS가 반대 권고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ISS가 사외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에서 이번 분할합병안을 검토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으나 이는 한국 상법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며 "상법에 의하면 분할합병은 이사회 내 위원회에 위임이 불가능하고 이사회가 직접 결의해 주주총회에 제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서한에는 주주 불만 최소화를 위한 합병비율 인상, 내부적 시너지 창출 등 분할합병 추진 배경과 기대 효과 등이 담겼다. 박 대표는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한 지난달 22일 주가가 전일 대비 5.7% 올랐다"며 "시장이 이번 사업구조 개편을 회사에 불리하다고 판단했다면 이러한 주가 상승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12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러한 분할합병건을 의결한다. 합병기일인 내년 1월 31일까지 사업 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오현길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