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더 큰 시련도 많았다, 개척자 정신 잊지 말아야"

 

"K-배터리 더 큰 시련도 많았다, 개척자 정신 잊지 말아야" …

M 최고관리자 0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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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나본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지금보다 더 큰 시련도 엄청 많았다고 합니다.
그로기 상태에 빠진 적도 있었고요. 그렇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았습니다.
지금 배터리 업계도 이런 개척자 정신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일시적 성장 정체를 뜻하는 캐즘(chasm)에 이어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으로 한국 배터리 업계가 겹악재를 만났다.
최근 ‘K-배터리 30년의 전쟁’을 펴낸 이지훈 세종대 경영대학 교수는 이차전지 업계가 개척자 정신을 잊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수십명의 전·현직 배터리 업계 경영자와 연구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이 책을 펴냈다.
한국 배터리 산업의 초창기부터 현재까지의 성장사를 일반 독자들이 알기 쉽게 이야기식으로 풀어썼다.


이 교수는 K-배터리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을 ‘비전’과 ‘의지’에서 찾았다.
"미래에 대한 끊임없는 비전을 갖고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는 ‘거안위사’의 자세로 항상 10년 후를 바라봤던 리더가 있었습니다.
"


그는 특히 포스코그룹의 경우 정준양(7대), 권오준(8대), 최정우(9대)에 이어 현재 장인화 회장까지 경영권이 바뀌는 과정에도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대한 비전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투자한 것에 감명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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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은 적자가 지속되는 이차전지 사업을 접자는 그룹 수뇌부들의 주장에도 굽히지 않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당시 이차전지 분야 선두기업인 일본 산요의 연구원 수가 LG보다 두배 많은 400명이라는 보고를 받은 구 선대 회장은 "산요만큼 뽑으라"고 지시했을 정도다.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 겸 상임고문도 양극재 사업으로 10년 넘게 적자가 지속됐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대해서는 한국이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에서 중국의 팽창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믿을만한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 강경 기조는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중국과 달리 신뢰할만한 전략적 파트너라는 점,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


이 교수에 따르면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에 진출하기 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비한 것으로 파악된다.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대표는 "IRA는 일종의 로또라고 생각했다.
로또를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 전 블루팀과 레드팀으로 나뉘어 끝장 토론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IRA가 폐지되는 경우, 미국이 완전 경쟁 시장으로 바뀌어 중국과 무제한 경쟁하는 경우 등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검토했다고 한다.


여러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미국 고객사와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
대신 합작법인 형태로 진출하면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계약서에 컨틴전시(비상사태) 조항도 포함했다고 한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또한 상당수 핵심 특허를 확보해 중국과의 특허 전쟁도 대비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 배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위기를 기회로 살린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잇따른 노트북 발화사고로 일본 배터리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 진출에 소극적이었을 때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재빨리 전기차 시장에 진출해 선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K-배터리는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하고 비전과 의지를 갖고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개척자 정신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강희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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