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F&F 회장이 ‘2024 EY 최우수 기업가상’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마스터 부문을 수상했다고 2일 밝혔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가 주최하는 EY 최우수 기업가상은 국가 경제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공헌한 기업가들을 표창하는 세계적인 권위의 시상식이다. 매년 79개국에서 세계 경제 발전에 기여한 혁신적 리더들을 선정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18회째를 맞았다. '비즈니스 분야의 오스카상'으로도 불리는 EY 최우수 기업가상 시상식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진행됐다.
김 회장은 ‘패션업계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리며 ‘K패션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 MLB,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등의 지식재산권(IP)을 프리미엄 패션으로 만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 덕분에 F&F는 2022년 매출 1조8088억 원, 2023년 1조9784억원 등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 중이다.
F&F의 성공을 관통하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는 ‘글로벌’과 ‘디지털’이다. 1997년 라이프스타일 패션 브랜드로 선보인 MLB는 한국에서의 성공적인 발전을 바탕으로 2019년 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국에 진출했다. 코로나19로 패션 매장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MLB는 중국 진출 5년 만에 중국 본토에서만 1100개 이상의 매장을 냈고 올해는 해외 소비자판매액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마케팅으로 글로벌 소비자와 소통하고 브랜드 팬덤을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 F&F는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글로벌 소싱, 주문, 배송까지 비즈니스 밸류 체인을 디지털화해 건전한 재고관리로 선순환 수익 구조를 마련했다. 또 데이터 기반의 엄격한 가격 정책으로 MLB 브랜드 가치를 보존해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끌어냈다.
올해 F&F는 또 다른 핵심 브랜드인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글로벌 진출에 힘쓸 계획이다. 최근 중국 본토에서 매장을 오픈했고 내년에는 100여개의 매장을 낼 계획이다. MLB의 성공에 이어 또 하나의 대표 브랜드가 세계 무대에 진입하면서 F&F의 글로벌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회장의 목표는 F&F가 K패션의 세계화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김 회장은 평소에 "‘동양적 뿌리를 가지면서 서양화가 가장 잘 된 나라가 한국이기 때문에 한국은 세계화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나라’"라고 말해왔다. 이러한 철학을 갖고 있던 김 회장은 1992년 베네통의 한국 사업을 전개했을 때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고민해왔다. 이후 시슬리, 레노마스포츠, 엘르스포츠부터 MLB,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등을 선보인 김 회장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 브랜드를 적용하며 사업을 전개했다.
김창수 회장은 수상 소감을 통해 “요즘 세계는 과거보다 더 많은 경쟁과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 세계가 조화를 이루고 같이 발전해 나가기 위해 세상은 한류가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며 "세상의 조화를 위해 더욱더 중요해진 한류를 더 많이 발전시키라는 격려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EY 최우수 기업가상을 받은 역대 국내 수상자로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2023), 곽재선 KG그룹 회장(2022), 김웅기 글로벌세아 회장(2021),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2020) 등이 있다. 각 국가별로 선발된 마스터 부문 수상자 중 단 한명을 뽑아 ‘EY 세계 최우수 기업가상’를 선정하는 시상식은 이듬해 6월 모나코에서 열린다. 2021년에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EY 세계 최우수 기업가상의 첫 한국인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