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은 기아가 역대 최대 수출을 달성하면서 2년 연속 ‘수출의 탑’을 세웠다. 기아는 브랜드 경쟁력 향상과 상품 라인업 강화로 수출 신기록을 쓰면서 국가 경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5일 기아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61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2년 연속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기아의 수출 금액은 256억달러로 올해 1500여개 수상 기업 중 수출 금액 기준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기아를 대표해 송호성 사장이 ‘수출의 탑’을 받았으며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부사장)이 수출·판매 확대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매년 무역의 날 기념식을 열어 수출 증대에 기여한 기업을 포상한다. ‘수출의 탑’을 수상하려면 과거 해당 기업의 수출 기록을 넘어서는 신기록을 경신해야 한다. 기아의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수출 실적은 25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 늘면서 2년 연속 역대 기록을 새로 썼다.
기아의 이번 수출 신기록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대되고 자국우선주의가 확산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이뤄낸 성과이기에 뜻깊다는 평가다. 기아의 수출 신기록 배경에는 전기차, 하이브리드(HE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고부가가치 차종의 수출을 늘린 점이 주효했다.
기아의 전기차 수출은 2019년 2만5000여대 수준에서 지난해 17만8000여대로 7배 넘게 증가했다. 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으로 중형 SUV EV6, 플래그십 SUV EV9, 대중화 전략 모델 EV3 등의 라인업을 갖췄다. 전기차 수출 확대를 위해 국내 생산 능력도 늘렸다. 지난 9월 오토랜드광명 2공장을 ‘광명 이보플랜트’로 탈바꿈해 현대차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만들었다. 내년에는 ‘화성 이보플랜트’를 준공해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한 PBV(목적기반모빌리티) 차량을 본격 양산한다.
또 고부가 차종인 SUV와 HEV 수출이 늘어난 점도 긍정적이다. 2019년까지 기아 수출에서 SUV 비중은 62%였으나 지난해에는 78%까지 높아졌다. 스포티지, 쏘렌토 등이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다. 지난해 기아의 HEV 수출은 12만4005대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시장의 수요에 맞춰 유연한 공급 체계로 대응하며 HEV 물량을 늘렸다.
주요 지역인 북미(40%), 유럽(31%)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10%), 중동·아프리카(10%), 중남미(6%) 등 신흥 시장 비중도 높여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특히 호주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도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신시장도 적극 개척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올해는 기아 창립 80주년인 해인 만큼 이번 수상이 더욱 뜻깊다"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