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中경기부진 '이중고'…계엄사태까지 덮친 면세점

 

고환율·中경기부진 '이중고'…계엄사태까지 덮친 면세점

M 최고관리자 0 55

국내 면세업계가 대형 암초를 만났다.
최근 수년간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 부진 여파로 면세점 '큰 손'인 중국 관광객이 발길을 끊으면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비상계엄 사태까지 터진 것이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영국과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한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면세점 매출 비중 비중이 높은 외국인 관광객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면세점들의 내·외국인 합계 매출은 약 1조1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의 합계 매출액인 1조3300억원보다 약 16.4%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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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면세점 업계의 기나긴 부진은 매출액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의 합계 매출은 약 13조76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17조8200억원)보다 22.8% 줄어든 수치다.
면세점 업계에 큰 타격을 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서도 회복세는 더디다.
지난해 면세업계 매출은 팬데믹(대유행) 이전인 2019년(24조8600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국내 면세점 매출 합계는 약 11조9500억원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지난해 매출을 다소 웃도는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면세업계의 불황이 장기간 이어지는 건 핵심 고객층이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이 자취를 감추면서다.
여기에 국내 면세점의 주요 고객인 중국인들도 단체관광에서 소규모 개별 여행으로 관광 트랜드가 바뀐 점도 면세점 실적에 타격을 줬다.
통상적으로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여행 코스에는 면세점 쇼핑이 포함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방한 중국관광 트렌드 변화 분석'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의 동반 인원은 2019년 평균 5.1명에서 2023년 2.1명으로 줄었다.
중국 관광객들의 주요 참여활동에서 쇼핑의 비중 역시 2019년 95.1%에서 2023년엔 68.2%로 감소했다.


국내 면세점에서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매출 비중은 압도적이다.
올해 10월 기준 면세점 외국인 고객은 90만명에 달했는데 매출은 8492억원으로, 전체 매출(1조1000억원)의 76%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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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들 외국인 관광객은 최근 면세점대신 시내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등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K 뷰티'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고가의 글로벌 명품 브랜드보다 가성비 한국 화장품을 선호하면서다.
고환율로 인해 면세점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점도 면세점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실제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일 개최한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외국인 쇼핑 장소가 시내 면세점에서 H&B 전문점, 즉 올리브영으로 바뀌고 있다"며 "면세점 업계가 실적 부진을 겪는 반면 올리브영의 올해 매출 증가율은 작년 대비 약 30%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계엄 사태는 면세 업계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로 인한 원화 가치 약세로 내국인의 면세 수요마저 줄었는데
비상계엄 사태 직후 환율이 치솟은 탓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날보다 7.2원 오른 1410.1원에 마감했다.
이는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1440원선까지 돌파했다.


비상계엄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한 수요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무부는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4일(현지시간) 오전 영문 웹사이트에 적색 배너로 '경보'를 띄우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해제 후에도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시위 현장을 피하고 대규모 군중, 집회, 시위 부근에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영국 외무부도 3일(현지시간) 국가별 여행 권고사항 중 한국 페이지에 "한국에서 계엄 선포 후 전개되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정치적 시위를 피하라"는 경고문을 게재했다.
심지어 전쟁 중인 이스라엘마저 한국에 대한 여행 경고를 발령하고 "이 나라를 방문할 필요성을 검토해보라"고 자국민에게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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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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