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성사한 대한항공이 새 항공기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기단 정비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에어버스 A350-900 항공기 2대의 첫 시험 비행을 이달 초 실시했다. A350-900은 대한항공이 처음 도입하는 기종으로, 보잉 B787-10처럼 중·장거리를 아우르는 특징이 있다. 수송능력 대비 연료 효율도 뛰어나다. 대한항공은 두 기체의 추가 시험 비행을 거쳐 이달 중순께 김해공항 대한항공 테크센터에 입고 후 도장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정확한 투입 일정과 노선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라고 말했다.
이 기종은 국내에서는 아시아나만 도입해 운용해 왔다. 이번에 도입하는 2대도 당초 아시아나가 주문했다. 하지만 아시아나가 중도금 납부가 어려워지자 에어버스가 대한항공에 대신 인수할 것을 제안했고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향후 이 기종 15대를 운영 중인 아시아나와 한 회사가 되면 대한항공이 이미 보유한 B787-10과 차세대 주력 항공기로 활용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또 차세대 신규 소형 항공기 A321네오도 이달 초 6대를 추가 주문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30일 에어버스사로부터 이 기종 항공기 20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조건으로 추가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을 설정했다. 이를 이번에 실현하면서 지난해 10월 계약 당시의 환율인 달러당 1350원대에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최근 환율 대비 10% 이상 저렴하게 구매하면서 리스크를 줄인 셈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마무리 지으면서 기단 정비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특히 에어버스 항공기를 적극 도입하면서 보잉과 균형을 맞추고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 대한항공은 전체 항공기 158대 중 에어버스 항공기 52대, 보잉 항공기 106대를 보유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연비 효율이 좋은 새 기종을 도입하면 장기적으로 비용 관리 측면에 보탬이 된다"며 "합병이라는 불확실성을 해소한 만큼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11일 아시아나항공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인수해 12일부터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이민우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