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인공지능(AI) 석학 얀 르쿤 미국 뉴욕대 교수는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AI 개발을 위해서는 오픈소스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2024 K-사이언스&테크놀로지 글로벌 포럼' 기조연설에서 얀 르쿤 메타 수석 AI 과학자 겸 뉴욕대 교수는 "규제로 오픈소스 AI 플랫폼을 막는 어리석은 행동은 해서는 안 된다"며 이렇게 전했다.

그는 "자원을 분배해 컴퓨팅 리소스가 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각국의 언어·문화를 반영한 데이터를 최대한 축적해 AI가 발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르쿤 교수는 'AI 기술의 발전과 글로벌 협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발표했다.

이 같은 제언을 한 이유는 르쿤 교수가 보기에 언어 기반으로 학습된 AI 기술이 인간이 원하는 수준까지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거대언어모델(LLM)은 실제 세상의 복잡성을 다 반영하지 못한다"며 "LLM 학습으로는 아직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AI 혁명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어뿐만 아니라 동영상 데이터도 학습하는 '제파' 모델을 제안했다.
르쿤 교수는 "동영상에서 일어난 모든 추상적인 것들을 예측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라며 "한국 학계에서도 유사한 아키텍처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 뉴욕에 개소한 한·미 AI 공동연구소인 '글로벌 프론티어 랩'을 통해 이 같은 연구를 함께 협력할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쿤 교수는 제파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모든 인간의 지식이 AI를 통해 축적돼야 한다며 오픈소스 플랫폼을 강조했다.

그는 "언어가 AI를 통해 축적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각국의 기업, 기관들이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함께 협력하고 자료를 공유해야 한다"며 "인도에만 방언이 7000개이며 베트남도 여러 개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며 "미국 서부의 한 지역에서 만들어낸 데이터로 축적된 것만으로는 인간이 실생활에 활용할 AI를 만들 수 없다"고 했다.

르쿤 교수는 인터넷을 오픈소스 기반 기술의 예로 들었다.
프로토콜, 소프트웨어 등 커뮤니케이션에 활용되는 인터넷상 모든 요소가 오픈소스라는 것이다.
그는 "내가 가진 바람은 공공,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 업체, 메타 등 거대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협력해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전 세계의 문화와 언어, 지식이 축적돼 AI가 만들어졌을 때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AI가 될 거라고 본다"고 역설했다.

한편 '과학기술 국제협력을 통한 청년 과학자의 성장'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채은미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는 미국 등에서 공동연구를 해왔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타 문화권에서 자라왔던 연구자들의 교류가 과학기술 전반의 큰 변화를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채 교수는 양자컴퓨터 신진연구자로 일본 동경대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미국 하버드대에서 이원자 분자의 레이저 냉각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