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역폭(HBM) 메모리의 아버지'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가 총장직 도전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비상계엄 사태로 KAIST 총장 선임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총장에 뜻을 두기보다는 국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반도체 연구에 매진하기 위해서다.
김 교수는 11일 아시아경제와 만나 "이달 말까지 예정된 차기 총장 후보자 공모에 응하지 않을 것을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류석영 전산학부 교수와 함께 지난 10월 KAIST 교수협의회가 선정한 교내 차기 총장 후보로 결정됐다.
김 교수는 "KAIST 총장은 학내 구성원이 아니라 외부, 특히 대통령의 의지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시점에서 나도 정치인이 돼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나한테 맞는 것인지, 행복인지 생각해보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발언은 KAIST 총장에 도전하기보다는 연구에 매진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길이라는 결심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교수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전까지만 해도 KAIST 총장 도전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김 교수는 지난 2020년에도 교수협의회 추천 후보로 KAIST 이사회에 올라간 최종 3인의 총장 후보였지만 최종 낙점을 받지 못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도 교수진들의 지지를 받는 데 성공했다. KAIST 교수 중 학내 지지를 받아 총장에 오른 경우는 지금껏 없었다.
백종민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