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1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가 지났다. 올해는 경기 북부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 많은 눈이 내려 백야처럼 지나갔다.
동지가 지났다는 건 아침이 빨라진다는 뜻. 그 첫머리에 마주하는 건 전 세계인의 축일인 성탄절이다. 하얀 눈이 소복히 내려앉은 듯한 케이크를 비롯해 산타클로스가 가가호호 선물을 전하는 기쁜 날로 각인돼 있다. MZ세대를 포함한 디지털 원주민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누구나 산타가 될 수 있는 시대다. 탭 몇 번이면, 누구에게든 선물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건 더이상 이상한 일이 아니다. 특히 카카오톡 이용자들은 수년 전부터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마음을 전했다. 카카오 측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하루 평균 60만개의 선물이 오갔다”고 귀띔했다.
생일이나 졸업, 입학 등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 ‘선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날은 크리스마스. 머리맡에 양말을 둔채 눈을 감으면 밤사이 산타클로스가 커다란 선물을 놓고 가는 건 세기에 걸친 클리셰다. 그런데 ‘세계인이 선물을 주고받는 크리스마스’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선물을 교환한 날이 아니다.
카카오측은 “크리스마스는 가장 많은 선물이 오간 날 중 6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가장 선물을 주고받는 일이 가장 활발한 날은 언제일까. 빼빼로 데이(11월11일)이다. 크리스마스보다 더 ‘당연히 선물하는 날’로 인식된 셈으로,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새로운 마케팅이 얼마나 중요한지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빼빼로 데이 뒤를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가 이었다. 카카오톡으로 가장 많이 선물을 전달하는 날 톱3가 모두 ○○데이라는 건 기성세대에게는 놀라운 일일 수밖에 없다.
크리스마스보다 더 많은 선물을 주고 받는 나머지 두날은? 설 연휴 직전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전날이다. 추석이 크리스마스 뒤를 이었으니, 명절보다 중요한 날이 더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역시 시대변화에 따른 일종의 트렌드다.
가장 받고 싶은 선물(위시리스트)은 무선 이어폰이고 한우 선물세트와 립 글로우가 뒤를 이었다. 반면 결제 건수를 기준으로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가장 많이 전달한 품목은 교환권. 커피나 치킨, 케이크뿐만 아니라 백화점·마트, 화장품 등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교환권을 가장 많이 선물했다. 마음을 전할테니 필요한 건 직접 골라 쓰라는 메시지가 담긴, 가치소비 행태가 반영된 데이터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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